기말 시즌이 다가오면서, 각종 과제들이 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만, 그중에서도 최악이라 함은 역시 조별과제입니다.
작년에 조장이 탈주하는(...) 꼴을 보고 조별과제에서 이 이상 뭣같은 일은 없을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현실은 그리 녹록치가 않네요.
작년 2학기때 실험과목에서 실험이든 보고서든 혼자 다하면서 하드캐리 해놨더니 학점이 꼴랑 B밖에 안나오는 거 보고 이번 학기에는 딱 1인분만 하자고 생각하고 적당히 제 할 일만 열심히 했는데, 결국은 저 혼자 다 하게 됐습니다.
워낙 시험을 죽쒀놔서 재수강을 듣게 된 과목이 있는데, 군대 못간 저 혼자 15학번이고 나머지 조원들은 다 군대 다녀온 선배들이었습니다.
나이차이도 있고 해서 제가 조장 맡으면 통솔하기 힘들것같아서 대강 조장 넘기고 역할 분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여기서 저 포함 5명중 1명이 탈주를 시전합니다.
다행히 조별과제 분량이 그리 큰 건 아니었기 때문에 나머지 4명이 조금씩 더 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자료 조사까지 포함해서 5인분이었기 때문에 자료 조사는 각자 조금씩 해서 모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록 이 인간들한테서 연락이 없습니다.
제가 보고서 초안을 쓰는 역할이라 자료가 모여야 보고서 쓰는걸 시작하는데 연락이 없는겁니다.
별 수 없이 뉴스 검색 해 가며 꾸역꾸역 자료 모아서 보고서 초안을 썼습니다.
주말 몽땅 투자해서 보고서 만들고 그걸 카톡방에 올리는 것으로 제 역할은 끝이 납니다.
당연히 끝나지 않았으니까 이렇게 글을 쓰고 있겠죠?
나머지 3명이 각자 결론, ppt, 발표를 맡는데, 저는 이제 끝났다 생각하고 다른 공부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제 교수님이 중간 결과를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처음 보고서만 쓰고 손을 떼고 있었으니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서 제가 인쇄하기로 해서 봤는데...
!?!? 뭐여 이 쓰레기는...
진짜 보고서, ppt 보자 마자 딱 이 생각밖에 안들었습니다.
기껏 줄 간격이나 여백같은거 다 맞춰서 보고서 기틀을 잡아 놨더니 양 옆으로 쭈욱 늘려서 가독성 쓰레기로 만들어놓질 않나...
결론 항목을 보니 타당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안보이고 되는대로 이상하게 써져 있고....
ppt는 그냥 보고서 내용(그것도 8할 이상 제가 쓴거)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해놨더군요.
아주 그냥 ppt가 글로 빽빽하게 차있는거 보니 마음이 평화로워지네요.
그냥 보자 마자 멘탈이 저 하늘로 승천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거 제출하자 마자 교수님한테 한소리 들었고, 정식 발표는 다음주 화요일입니다.
안그래도 재수강이라 학점관리 잘해야하는데 꼬라지가 영 안될 꼬라지라 부랴부랴 수정하고 있는게 바로 지금 제 모습입니다...
보면 볼수록 화가 치밀어 올라서 잠시 쉬는 틈에 글 올리는 건데 진짜 조별과제는 성격 버리기 참 좋네요.
진짜 교수님한테 찾아가서 상의를 해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공인 인증서 만든분 제발 나가 뒤져주시면 안될까요. 아, 덤으로 액티브X도...